잿더미의 꿈 손가락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사이에 꽃 내음이 섞여분다. 하늘은 거짓말처럼 맑고 투명하여 마치 유리구슬같고 어디선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아낙네들의 빨래 두드리는 소리, 갓 구워진 빵의 냄새, 피의 냄새도 재의 빛깔도 잊은듯한 평화로움을 그림으로 그린듯한 풍경 멀지 않은곳에 보이는 바람결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는 손의 풀물이든 소매 끝, 머리위에는 장난스런 마을 아이들의 선물인지 어수룩한 솜씨로 매어진 들꽃의 화관이 허리에는 누구를 해치기 위한 무기가 아닌 낫과 호미가 자리하고 있는 빛나는 별, 그대, 나의 그대. 피 냄새보다, 물약 냄새보다 먼저 와 닿는 밀 밭의 냄새 그리고 천천히 이쪽을 향해 돌아보는 그대, 햇빛이 너무 강해 보이지 않는 얼굴에 떠오른 것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