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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아스터] White Christmas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그냥 그러고 싶더라고요.  특별한 날이라 그랬던 걸까요?  사람들의 환호와 뒤엉킨 종소리 같은 것들이 저를 들뜨게 만든 걸까요? 이것 또한 기적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올해에도 죽지도 않고 또 찾아온 날에 바치며. 메리 크리스마스.        그는 아주 오래간 그곳에 서 있었다. 아마 정확하진 않지만 처음 그를 본 것은 아침이었다. 동이 막 틀 즈음 어슴푸레한 빛이 머리 위를 감돌고, 그 복숭앗빛 머리칼이 덜 익은 풋내기의 색을 지닐 때부터. 나는 그저 지나가던 길이었으므로 곧 그를 잊어버렸다. 이른 시간부터 대로에 나와 있다는 것은 나 또한 바쁜 하루를 시작하며 숨돌릴 여유 없이 어딘가로 달려 나가고 있었다는 뜻이었기에. 응당 오이 샌드위치라고..

Mabinogi 2024.12.09

[마비노기]서클에 썼던 썰백업

1. 밀레시안은 책을넘겼다고 하니까 리플레이 하는것도 책을 넘기는 형상이었으면 해 소울스트림과 닮았으나 결코 그곳은 아닌 하얀 장소에서 홀로 의자에 앉아 몇번이고 검은책의 페이지를 다시 넘기는 그러다 누군가 자신의 손을 잡아 책을 덮고 고개를 드는 순간뒤에서 따뜻한 손이눈을 살며시 감겨주며 쉬이, 이제는 쉬는게 좋겠군요. 하는 그러고 부드럽게 손을 물리면  눈을감은 채로 쓰러지는 밀레시안을 등뒤의 사람이 잡아 자신에게 기대게하고 손을 잡았던 사람은 무릎에 책을 올려주며 그대, 이 이야기는 이제 질릴때가 되지않았나. 하며 작게웃는....2. 에레원의 부탁으로 타라왕성 기사들이랑 그림자던전 갔는데 보스에 도풀갱어 나왔는데 그 누구의 형상도 아닌거 보고싶다. 키가작고 왜소한 체형에 굽은등과 깊게 눌러쓴 후드사..

Mabinogi 2024.11.19

[마비노기]밀레른 썰백업(~24.11.19)

잿더미의 꿈 손가락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사이에 꽃 내음이 섞여분다. 하늘은 거짓말처럼 맑고 투명하여 마치 유리구슬같고 어디선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아낙네들의 빨래 두드리는 소리, 갓 구워진 빵의 냄새, 피의 냄새도 재의 빛깔도 잊은듯한 평화로움을 그림으로 그린듯한 풍경 멀지 않은곳에 보이는 바람결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는 손의 풀물이든 소매 끝, 머리위에는 장난스런 마을 아이들의 선물인지 어수룩한 솜씨로 매어진 들꽃의 화관이 허리에는 누구를 해치기 위한 무기가 아닌 낫과 호미가 자리하고 있는 빛나는 별, 그대, 나의 그대. 피 냄새보다, 물약 냄새보다 먼저 와 닿는 밀 밭의 냄새 그리고 천천히 이쪽을 향해 돌아보는 그대, 햇빛이 너무 강해 보이지 않는 얼굴에 떠오른 것은 ..

Mabinogi 2024.11.19

[마비노기]주밀레 썰백업(~24.11.19)

가내밀레 잠 기본적으로 가내밀레는 잠을 자지않아요. 잘필요성을 못느낀다기보단 잘때공격이라도 당하면요 아플거잖아요 늘 세상을 경계하고있어서 어디서든 맘편히 눈을 못붙임. 근데 유일하게 가능한 장소가 성소인거에요 거긴 괜찮아 그래서 G25가 끝나고부터 잠이라기보단 전원을 끄듯 정신을 놓아버리는 일이 종종있습니다. 가내밀레 인어에유 르밀 인어에유를 보면서 느낀건데 울집 밀레는 인간을 동경하고 사랑해서 자기 옆에두고싶어서 여럿죽였을듯 함께있고싶어서 바다로 데려왔는데 인간이 어떻게 살아 죽지. 그래서 자기가 올라왔더니 세계에 섞이지 못하고 도태되고 유리되어 영원히 외로워짐. 바다로 돌아가고싶지도 않음 거긴 자신에겐 너무외롭고 추웠음. 내가 사랑하는것들은 다뭍에있는데 어찌돌아감.가내밀레 HE포 에유 생각했던거 적어..

Mabinogi 2024.11.19

[디스아스터] [open]

사랑의 묘약을 만들어볼까. 유니콘의 뿔 십 그램, 하늘에서만 자란다는 복숭아 두 조각, 그리고 누군가의 미련과 눈물을 담아서. 그렇게 당신께 전해볼까. 담장 위를 가볍게 밟는 소리가 났다. 고양이가 뛰듯 미세한 움직임이었다. 무언가 지나간 자리로 작은 돌들이 떨어지는 듯했으나 그것에 주의를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둠 사이로 얼굴을 가린 몇몇이 수상한 인물들이 녹슨 창고를 드나들었다. 음산한 분위기임에도 느슨한 낯이 나타났다. 심지어 몇몇은 얼굴이 시뻘겋게 물든 것이 거나하게 술에 취한 모양이었다. 일상적인 일이다. 구룡 반도에서는. 다시금 문이 열리고 닫혔다. 새벽 두 시 십분. 교대 시간이다. 이미 공권력과 손을 맞잡은 채로 움직이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었으나 그래도 염치가 있는 건지 중요한 물..

Mabinogi 2024.10.15

[마비노기]Milletian

· 약간의 불쾌한 표현이 첨부되어있습니다. · 반복재생을 추천드립니다.  티르 코네일 돌계단에 앉아있는 그를 보신적이 있나요?밀밭을 거닐던 발걸음을 본적은요,작은광장에 울리던 악기소리를 들은 적은 있나요? 항상 웃고 있던 그와 눈을 맞추며 인사해본적이 있나요? 뭐, 상관은 없죠 어차피 다 잊었을텐데. 자 그럼 우리 다시 그 별에 대해 생각해볼까요?   ©액캬님 커미션 밀레시안 테마곡 - 혜성보다 밝게 타오르는 천구성           해질녘 티르코네일의 밀밭의 빛을 품은 분홍빛의 금발이 부드럽게 흘러내리어 어깨에 닿아있다. 옆머리 없이 흘러내린 머리카락은 불편하지 않도록 동그란 귀 뒤로 넘겼고 도수가 없는듯 굴절이 없는 안경알 너머의 표정은 익숙한 웃는 표정이다. 늘 부드..

Mabinogi 2024.09.08

[디스아스터] 만찬 미식가

만찬 미식가 두려워 말지어다내가 널 사랑하는 데엔 아무런 이유도 없이그저 맹목적인 마음으로내가 널 사랑하는 데에 이유가 있었다면기필코 다른 감정과 착각했을 테니그러니 나는 너를 무한히 사랑한다아무런 단점도 부끄러워 말지어다           "아휴, 아침부터 비가 쏟아지네요." 밀레시안은 젖은 손을 앞치마에 대충 문질러 닦으며 밖을 내다보았다. 무언가 쏟아지는 소리가 나기에 짐꾼이 내려놓는 감자 자루가 쓸린 것인 줄 알았는데, 정말로 물방울이 떨어진 모양이었다. 눈도 아니고, 비가 오는 것쯤이야 늘상 당연한 일이었기에 그는 더 신경 쓰지 않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주방을 벗어나기 전 벽의 거울을 보며 간단히 제 얼굴을 체크한 남자는 흠잡을 곳 없는 다정한 미소와 함께 손님을 맞이했다. "그런가요? 소리를 ..

Mabinogi 2024.09.02